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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의 도시(The City of the Dead): Kahlil Gibran
작성자 구자춘 등록일 2021-09-28 01:44:21 조회수 21

어제 나는 떼를 지어 소란스러운 사람들 틈에서 벗어나 자연이 아름다운 옷들을 펄쳐 놓은 어떤 작은 언덕에 이르기까지 들판 속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야 나는 살아있음을 느끼며 숨을 쉴수가 있었다.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고, 도시는 공장들의 연기에 덮힌 장엄한 사원들과 위풍당당한 집들과 더불어 모습을 희미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도대체 인간의 사명이란 무엇일까? 하고 깊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사람의 일생 대부분은 싸움과 고난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담의 후예들인 사람들이 일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하기를 그만두고, 나의 눈길을 돌려 신의 영광이며 왕좌인 들판 위를 주시해 보았다그리하여 나는 들판 구석 외지고 쓸쓸한 곳에 포플러 나무들에 둘러 쌓여있는 어떤 묘지를 보게 되었다. 거기, 죽은 자들의 도시와 살아있는 자들의 도시를 보면서 나는 명상에 잠겼다.                                                                                            


처음에는 나는 죽은 자들의 도시에 스민 영원한 침묵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고, 번째로 살아있는 자들의 도시의 끝없는 슬픔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는 살아있는 자들의 도시에서 희망과 절망을 보았고, 사랑과 미움을 보았으며, 기쁨과 슬픔, 그리고 풍요로움과 가난을 보았으며, 믿음과 배신을 보았다.                                                            

그러나 죽은 자들의 도시에는 밤의 적막 속에서 자연이 초목을 귀의시키고, 동물들을 귀의시키며, 인간들을 귀의 시키는 대지 속에는 묘지가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이렇게 도시 사이를 방황하고 있을 , 나는 슬픈 선율로 하늘을 가득 채우는 음악소리와 함께 천천히 그리고 경건하게 움직이고 있는 행렬을 보았다. 그것은 정성 들여 꾸민 장례행렬이었다. 죽은 자를 따라 뒤에는 죽음을 슬퍼하며 애도하는 살아있는 자들이 따르고 있었다. 행렬이 장지에 도착하자 성직자들은 기도와 분향을 시작했으며, 악사들은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장송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지도급 인사들이 차례, 차례로 앞으로 나와 각자 고르고 고른 미사여구를 섞어가면 추도사를 읊었다. 이윽고 그들 일행은 가장 값비싼 화환들로 둘러싸인, 돌과 철제로 꾸며진 아름답고 드넓은 지하 납골 안에 고인을 남겨둔 그곳을 떠났다

장례에 참석한 마지막 사람이 도시로 돌아갈 때까지 나는 그곳에 머믈러 있었다

그리고 태양이 지평선으로 지고 자연이 잠들기 위해 이런 저런 준비를 하는 동안 멀어져 가는 참배객들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나직이 뇌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이번에는 사람이 무거운 나무 관을 메고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사람 뒤로는 초라한 모습의 부인이 그녀의 팔에 어린 아이를 하나 안고 뒤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애달픈 눈길로 처음에는 부인을, 다음에는 관을 번갈아 바라보며, 그 뒤를 따라오는 마리가 장례행렬의 전부였다.    


그것은 아주 가난한 장례식이었다.                                                                         

죽음의 손님이 남자는 차가운 세상에 불쌍한 아내와, 그녀와 슬픔을 함께 나눌 어린아이와 주인의 죽음을 알고 있는 충직한 마리를 남겨두고 떠났던 것이다.                                           


들은 묘지에 도착해서 가꾸어진 관목 숲과 대리석들이 있는 곳은 버려두고 멀리 떨어진 어떤 도랑 속에 관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신에게 바치는 마디 간략한 말을 이고는 자리를 떠나갔다.       

간소한 장례행렬이 나무 뒤쪽으로 사라져 가면서 주인의 무덤을 돌아보면서 마지막으로 눈길을 던지는 개의 모습이 나의 마음을 끌었다


나는 살아 있는 자들의 도시를 바라보며 이렇게 혼자 중얼거렸다.                                             “ 곳은 몇몇 사람들의 차지일 뿐이야.”                                                                     

그리고 이번에는 다듬어진 죽은 자들의 묘지로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

이곳 역시 몇몇 사람들의 차지라는 것은 한가지로군.                                                        하나님, 모든 사람들이 편히 있는 안식처는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나는 이렇게 말하면서 태양의 가장 길고 아름다운 황금빛 햇살과 함께 섞여있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때 나는 마음속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

바로,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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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bitha(2021-11-06 13:51:47)

    "오 하나님 모든 사람들이 편히 쉴수있는 안식처는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
    "바로 저 위에.."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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