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021. 8. 5일자, 멘토와 함께, “#540: 영국의 영문학자 잭 루이스 (C.S. Lewis: 1898-1963)의 자전적 사랑 이야기”와 관련됩니다.
루이스의 삶을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16살 연하였던 Joy Davidman과의 관계 이다. 1952년 9월 루이스는 조이를 처음 만난다. 재치와 지성이 넘쳐난 조이는 젊은 시절에는 무신론자였으나,루이스의 책을 통해 기독교로 회심한다. 조이는 미국의 소설가 Bill Gresham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적 교류 차원이었다. 쉰살이 넘도록 독신으로 살아온 루이스를 곁에서 지켜본 친구들 중에는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루이스는 58세인 1956년 조이와 혼인신고를 하는 것이 그녀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1956년 10월 조이는 골수암 판정을 받게된다. 루이스는 당시 상황을 자신은 죽음의 신과 연적 (rival)이 된 상황에서 급속히 사랑이 깊어졌다고 회고하며, 1957년 3월 병실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조이는 1959년 골수암이 재발되고, 1960년 7월 소천했다.)
잭 루이스는 옥스포드 대학의 명망 높은 영문학과 교수로서, 학생들과 토론하는 것을 즐기고 동료들과 자주 문학 모임을 가지는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살아간다. 옥스포드의 정원주택에서 자신의 친형과 몇 십년간 동고동락하며 여성과는 거의 교류가 없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지적인 탐구에 몰두할 뿐, 연인 관계와 같은 감정 소모적인 삶은 피하며 살고 있었다. 그는 전국을 돌며, 왜, 우리는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지에 대해 활발히 강연하는 기독교 사상가이기도 했다. 한때 무신론자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잠시 하나님을 외면했던 것이었을 뿐,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잭에게 조이라는 미국 여성이 그의 글에 감화되었다며 꾸준히 편지를 보내온다. 마침 영국을 잠시 방문한다는 그녀를 잭은 형 위너와 함께 만난다. 당당하고 저돌적인 그녀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조이는 미국으로 돌아가지만, 곧 불화를 겪고 있던 남편과 이혼을 하고 아이와 함께 런던에 정착한다. 잭은 이 모자에게 시민권을 주고자 조이와 형식적인 결혼을 감행한다.
잭은 그토록 관대하게 굴면서도 조이에게 보이지 않는 철벽을 친다.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사랑 때문에 얻게 될 고통이 두려운 것이다. 글과 강연을 통해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설파하지만, 스스로는 아예 그런 감정으로부터 도피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축소, 은폐시켜온 것이다.
그러나 조이가 말기암 진단을 받자, 그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고, 이제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지고자 했다. 잭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조이와 병실에서 진짜 결혼식을 올린 후, 그녀를 옥스포드 집으로 데려온다. 두 사람은 얼마간 행복한 생활을 하지만, 조이는 결국 죽고 만다.
잭은 조이와의 사랑과 그로 인한 고통 속에서 인생에 대한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그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줌으로써 우리를 시험해도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자신의 생각이 과연 사실인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니를 잃은 후, 다시 경험하게 된 사랑하는 이를 잃는 슬픔은 너무도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하나님은 왜 이와 같은 고통을 나에게 안기는 것인가? 이 고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는 묻고 또 묻는다. 해답은 잭과 조이가 소박한 신혼여행을 떠났을 때, 조이가 남긴 말에 있었다.
그녀는 잭에게 자신의 죽음이 안길 미래의 고통은 지금 자신들이 누리는 행복의 일부라며 그 고통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의 행복 덕분에 장래에 닥쳐오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것, 사랑을 한다는 것은 그 고통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과 같다. 그간 잭은 고통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사랑을 거부해 왔지만, 사랑을 함으로써 고통까지 함께 받게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그럴만한 가치가 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