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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반대말은 희망이 아니다, 무엇일까?: Soeren Kierkegaard/ 안광복 (2/2)
작성자 구자춘 등록일 2022-10-25 02:45:32 조회수 12

(주: 주제의 원할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같은 제목의  '멘토와 함께'  전반부 #705 (1/2) 부터 먼저 읽으시기 바랍니다.) 

 

(Continued from 1/2)

두번째 단계는 이보다 나은 상황으로 자신이 절망하고 있음을 깨달으며, 절망한 나머지 자기 자신이 되지 않으려고 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 이른 자들은 삶의 허무함과 고통을 더 이상 바깥에서 찾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괴로움이 돈 없고 일이 풀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덧 없고 무의미한 삶 자체에서 비롯됨을 깨닫는 자들이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른 사람들 엮시 대부분은 절망 안에서 주저앉아 버린다.

이들 중 어떤 이는  자기 자신이 너무 싫어 ‘마치 옷을 바꿔 입듯이’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그는 유능하고 똑똑하고 훌륭한 인물처럼 행동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마음속에는 또 다시 자신에 대한 회의와 반성이 일어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또 다시 절망 속으로 움 추려 든다.

드물게도 이 수준을 넘어서서 절망하는 자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에 대한 절망’에 빠진 자 들이다. 이들은 ‘기분전환’을 위해 생활의 소소한 즐거움에 빠져들거나, 다른 이들처럼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자신이 왜 절망하는 지를 똑바로 바라보며 삶이 과연 무슨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한다. 그럼에도 이들 역시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의 절망은 ‘반항’에 지나지 않으며, 급기야는 아무 희망도 없음에 좌절하여 자살에 까지 이르곤 한다. 인간 스스로는 결코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절망의 반대말은 희망이 아니라, 신앙이다.”  왜냐하면, 신은 죽어 사라져 버려 이미 의미가 없어진 우리네 삶을 비로소 가치 있고 영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절망은 변증법적이다.  절망은 인생을 힘들게 만들지만, 그 때문에 비로소 거짓 생활을 진정한 삶으로 거듭나게 만들기도 한다. 고난이 인생을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그 의미가 깨우쳐 질 때 삶이 더 깊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세번째는가장 높은 단계인 절망한 나머지 자기 자신이 되려는 상태  하나님이라는 절대적인 가치와 믿음을 통해서 완성된다.

<죽음에 이르는 병>은 우리가 과연 진짜로 행복한 삶을 쫒고 있는지 하는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현대인의 삶은 ‘속도 전’이나 ‘돌격 전’같은 군대 구호를 떠올리듯 치열하다. 반대로, 그 대가로 얻어지는 일상은 가볍고도 단순하며 유쾌하다.  키에르케고르 식으로 설명하면, 우리는 삶의 무의미함에서 도망치고 있는 셈이다.  치열한 현실 상황인 경쟁의 각박성과 긴급성은 덧없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물음 자체를 한가하고 쓸데 없는 소리로 만들어 버린다. 무겁고도 치열한 삶에서 잠시 비켜나오면, 이번에는 가볍고도 단순한 오락거리가 우리네 일상을 가득 채우곤 한다. 어디에서도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찾아보기 어렵다.

치열한 경쟁에서 마침내 살아남으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끝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쾌락은 우리 마음을 만족하게 채워 줄 수 있을까?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은 마약을 더 많이 구하는데 있지 않다. 자기 처지를 분명하게 파악하여, 건강한 삶을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때에야 비로소 절망에서 탈출할 길도 열린다.

“신앙 절망에 대한 안전한 해독제라고 말한다.  해독제는 자신이 독에 물들어 있음을 깨달을 때에야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내 삶을 절망에서 이끌어 낼 ‘믿음’은 어디에 있을까?  기독교 신자인 키에르케고르는 그 답을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서 찾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서 구원을 찾을 수 있을까? 좋은 물음은 훌륭한 답을 이끌어 낸다.  문제는 제대로 된 물음을 던지기란 쉽지 않다는데 있다. 같은 논리로, 삶에 대한 깊고도 정확한 의문은 가치 있고 높은 경지의 인생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러나 인생을 제대로 짚는 의문을 던지기란 쉽지 않다. 내 삶에 들어와 있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 무엇인지 곱씹고, 또 곱씹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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