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나에게 가깝게 다가오게 하기 위해서는 나의 존재를 우선 완전히 지워야 한다. 상대방의 독특한 개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에게 내 마음을 완전히 열어 놓아야 한다. 설사 그것이 나에게 두려움과 불쾌감을 가져다 준다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상대방을 내리 누르면서 말로 설득코저 하며, 우리가 듣고자 하는 말만 들으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상대방의 존재에 감춰져 있는 속 마음과 진정으로 만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은 나에게 문을 굳게 닫아 버리고, 내 안으로 들어 오지도 않는다. 

결과적으로 오로지 나 자신만을 만날 뿐이다.  마음의 가난을 무릅쓰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늘 새로운 형태의 내 주장 속에 빠져 버리며, 계속 환상 (illusion)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대한 대가는 나 자신이 온전히 다 지불하게 될 뿐이다.                                                                           

그 대가는 외로움의 형태로 항상 나에게 되 돌아 온다.  결과적으로 주위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자신을 열어 놓음으로 인한 마음의 가난을 무릅쓰려고 하지 않았기에, 나의 삶은 인간 관계의 포근한 충만함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채, 나는 진짜 나의 그림자만 안고 사는 것이다.                               

자기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마태복음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