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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까지 넘어서는 기다림의 삶이란?: Henri Nouwen
작성자 구자춘 등록일 2023-02-27 04:18:55 조회수 18

사람은 자기를 기다려 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 한, 온전한 정신으로 생명을 이어 나갈 수 있다. 정말로, 인간의 정신은 그 육체가 쇠약한 상태에 이를지라도 육체를 다스릴 수 있다. 임종을 눈 앞에 둔 어머니는 자식들을 보기 전 까지는 생사의 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숨을 이어 나간다. 아내와 자식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아는 군인은 전쟁터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다면 삶은 투쟁에 앞서 무너져 내려, 살아 남을 가능성은 전혀 없게 된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데, 그 이유는 내일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야 하는데 그 대상이 없다면 살아 나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어떤 사람이 병상에 누어있어 생사의 기로에 있는 환자에게 “당신이 떠나 가도록 두지 않겠습니다. 나는 내일 여기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한다면 , 내일은 더 이상 끝 없이 길고 어두운 터널이 아니다. 그에게 한번 더 삶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며 기다리고 있는 형제, 자매를 통해 내일은 구체적인 현실로 그에게 다가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떤 사람이 죽어갈 때,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는 전혀 모르길 바란다.   어차피 두 사람 모두 죽음의 운명을 타고 났지만, 죽음이란 문제에 두 사람의 차이는 시간의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서로에게 실제적인 존재가 되었을 때, 기다림은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선을 뛰어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즉 죽음에 두려움을 느끼고 저항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적어도 자기 혼자만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내일이면 살아있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라는 말은 죽음의 사슬을 끊는 결속 (solidarity)의 표현이다. 오히려 생명은 영원한 것이고, 생체 작용의 중단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가장 깊은 인간의 본능적 직관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한 시간 정도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관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말로 기다림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사람이 고뇌하고 있을 때는 단 한 번의 눈짓이나, 단 한번의 악수가 몇 년동안 쌓아온 우정을 대신할 수도 있다.  사랑은 영원할 뿐 아니라, 눈 깜짝할 사이에 생길 수도 있다.

죽음이 연기되어도 언젠가는 죽어야 할 숙명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저항한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때는 실제적인 존재가 되어, 삶과 죽음 양쪽에서 그를 기다려 준다는 의미가 있게 된다., 죽는 사람에게 회복의 힘을 불어 넣어 지거나,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함으로써, 죽음이란 그를 기다리는 존재가 있는 또 다른 삶으로의 옮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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