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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ona Virus (Covid-19) Pandemic, 성경적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2/2): 권건우 목사
작성자 구자춘 등록일 2023-03-03 03:02:18 조회수 28

(주: Continued from the "#741".  같은 제목으로 먼저 계시한  "#741" 글의 후편이니,  그 글을  먼저 읽으시고, 이 번 글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시카고 기쁨의 교회에서 열리는 webinar에서 교우들과 나눔을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을 요약 발췌한 것이다. 권건우 목사는 현재 시카고 Loyola University에서 정치 신학과 윤리학 박사 과정중 이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팬데믹을 일종의 계시(revelation) 로 이해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팬데믹을 사용하셔서 우리 인간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자 하신다” 는 전제가 필요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팬데믹으로 인간을 심판하시고, 종말을 일으키신다는 주장은 신학적으로 타당성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하나님께서 팬데믹을 통해 탐욕에 물들어 자연을 파괴한 인간을 교훈하신다라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예컨대,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 (holocaust: 1933-1945)'를 통해  나치 독일 정권이 600만명의 유롭계 독일인들을 학살하였던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인류가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에 대해 큰 교훈을 얻었다고 해서, “아우슈비츠 (Auschwitz)는 하나님이 인간을 깨우치기 위해 사용하신 수단이었다.” 라는 신학적 주장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얼마나  엽겹다는 생각까지 들게 될까?                                                                       

그렇기에 이 팬데믹은 매우 기이하고 역설적인 의미에서의 계시이다. 이는 마치 췌장암에 걸렸으나 그 증상을 알지 못했던 사람이 어느날 갑짜기 심각한 복부통증을 경험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사람에게 통증은 계시와 같은 역할을 한 것 같이, 이 통증으로 인해 그 동안 숨겨져 있었던 병이 드러나는 계시-사건으로 볼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 통증을 ‘선한 것’ 또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과 같이, 고통은 그 자체로는 선하지 않으며  미화되어서도 안 된다.                                                                                                                                                             

팬데믹이 계시라면, 역설적이면서 부정적인 계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팬데믹을 통해 상처입고 병든 이 세계의 민 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계시일 뿐, 종말론적인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그 대신 인간이 만들어놓은 폐허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팬데믹 시대의 희망은  “종말의 때에 이루어질 그리스도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통치에 달려 있다”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종말론적 희망을 온전히 붙잡기 위해서라도 지금 이 순간 필요한 것은 바로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폐허 속을 먼저 응시하는 것이다.                                                                                                                                     

전후 독일의 신학자 요한 밥티스트 메츠(Johann Baptist Metz)는 역사 속 희생자들의 고통과 불의에 대한 통렬한  회개가 없이는 진정한 종말론적 희망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가 눈 앞에 마주하고 있는 이 비극을 재빨리  교리적인 언어로 설명해버리기보다는,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모른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에 다가올 새 하늘과 새 땅을 재빨리 가리키기보다는, 지금 팬데믹이 드러내어 보여주고 있는 이 세계의 진실이 불편해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트라우마를 오랫 동안 연구한 신학자 셸리 램보(Shelly Rambo)는 팬데믹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이 겪고 있는 심정은 마치 ‘성 금요일(Good Friday)과 부활절 주일 (Easter Sunday) 사이에 끼인 토요일(Holy Saturday)과 같다’고 비유했다. 즉,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신 예수님께서 아직 무덤에서 나오지 않은 그 어두운 심연의 시간, 침묵과 부재의 시간, 이 시간은 죽음과 생명 사이의 불확실하고도 모호한 시간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 시간이야말로 옛 질서가 무너지고 새 질서가 움트는 시간일 지 모른다.                                                                                                           

묵시로서의 팬데믹이 보여주는 상황에 일말의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런 불확실성과 위기의 순간에 확실한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 보다는 침묵과 애도, 그리고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이런 희망은 ‘다 잘 될 것’이라는 손쉬운 낙관주의는 물론 아니다. ‘희망에 저항하는 희망 (Hope against hope)’, ‘불확실성을 껴안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한발 한발 내 딛는 확신’, ‘불안과 고립의 시대에 다른 사람을 향한 혐오와 무관심,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연대를 추구하는 비젼’ 일 것이다.  재난이 남긴 잔해 위에서 피어난 연약한 꽃과 같은 희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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